IMO 실무 그룹의 연구를 기반으로 한 친환경 움직임을 중심으로
들어가며: 그리스 해운 산업의 형성과 현주소
현대의 그리스 해운 산업은 그리스에 기반을 둔 선주들에 의해 그리스 밖에서 출발했다. 1970년 이후 그리스 내의 제도적 틀이 견고해지면서 필요한 인프라가 마련되자, 그리스 선박 회사는 빠르게 본사와 주요 활동무대를 그리스로 옮겼다. 동시에 그리스 해운 산업도 빠른 속도로 발전해 선박 위기 직전인 1979년에 절정에 다다랐다. 이후 그리스 선주 기업을 따라 선급, 보수, 부품 등 서비스 제공 업체가 그리스로 이주하면서 자연스럽게 그리스의 해운 클러스터가 형성됐다.
UNCTAD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오늘날 그리스는 수송 능력을 기준으로 전 세계 선복량의 17.6%를 차지해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리스의 전 세계 GDP 기여도는 0.2%밖에 안 된다는 점에서 볼 때, 해운 산업이 그리스 경제에 얼마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지 알 수 있다. 해운 산업은 그리스의 재정, 사회 전반에 있어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사업으로 '그리스 선주 연간 보고서(Greek Shipowner Annual Report)'와 그리스중앙은행 자료에 따르면, 2021~2022년 그리스 해운 산업은 국내 GDP의 7%를 차지하며, 20만 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그리스 내에서 해운 산업이 차지하는 입지가 공고한 만큼 선박 유형에 따라 협회가 존재하며 주요 협회 및 홈페이지는 아래와 같다.

가장 영향력 있는 협회는 그리스선주연합(UGS)으로 1916년부터 3,000GT(총톤수) 이상 선박을 보유한 그리스 선주를 위해 설립됐다. 협회의 회원은 주로 벌크선/트램부문 선박(즉, 벌크선, 탱커, LNG/LPG선)을 보유하고 있으며 컨테이너 선박을 임대해 제3국에 운송하는 정기선 거래를 하고 있다.
세계 및 EU 해운 시장에서의 그리스 입지
UNCTAD의 2022년 해상 운송에 대한 연례 검토(그림1)에 따르면, 그리스가 소유한 1,000GT 이상 선박은 총 3억8400만 DWT(4,870척)으로 전 세계 운송량의 17.6%를 차지하고 있다. 같은 통계에 의하면 이어서 중국 12.7%(2억7700만 DWT), 일본 10.8%(2억3660만 DWT), 싱가포르(1억3600만 DWT), 홍콩(1억1100만 DWT) 순으로 뒤따르고 있다.

또한 그리스 소유 선박의 수송량은 유럽 전체 수송량의 59%를 차지하고 있어, 유럽 내에서도 그리스 선박의 중요성은 크다고 할 수 있다.

한편, UGS의 최근 자료(그림3)에 따르면 그리스 선주들은 올해에만 173척의 선박을 수주하며 수송량 확보에 크게 투자하고 있다. 새롭게 확보된 1730만 DWT의 추가 선복량 중 대부분은 유조선(60%)이 차지하고 있으며, LNG/LPG 수송선(17%) 및 컨테이너선(10%)이 뒤를 잇는다.

그뿐만 아니라 그리스 해상운송은 친환경 분야에 대한 기여도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Clarksons Research Data(그림4)에 따르면 1,000GT 이상 선박에 대한 에너지 절약 기술 보급에 있어 그리스 선박이 여러 분야에 친환경 운송 1위를 차지했음을 알 수 있다.

세계 해운시장에 이는 녹색 트렌드
2023년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도래하며 공급망이 안정화되고 경제가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됐었다. 그러나 러-우 사태로 2022년 국제운송이 큰 타격을 입었으며,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 중국 경제 침체는 탱커선의 급격한 증가와 건화물선 및 컨테이너선의 감소로 이어졌다(그림5).
한편, 해운 산업에 친환경의 바람이 불며 신규 선박 주문도 자연스레 감소하게 됐다. Petrofin Research는 “2023년에 중고 선박 거래가 상당히 감소하면서 그리스는 세계 해운 산업에서 그 입지를 지켜나갈 것이다"며 "중고 선박 구입과 신규 선박 발주는 2030년 이후의 탄소배출 감축 목표로 많은 제약이 있으며, 이에 따라 선주들이 Tier 3 선박 신규 발주에 한계가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더욱이 기술이나 배출 관련 이유로 기존 선박 폐기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언급했다.

해상 운송에서의 탄소감축 노력
국제해사기구(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 IMO)는 해양 환경의 안전과 지속가능성을 보장하는 국제 조약 및 협약의 수립을 위해 구성된 UN 기구이다. 이러한 목표의 달성을 위해 이들은 2050년까지 2008년 대비 온실 가스 배출량의 50%, 탄소집약도의 70%를 줄이는 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2018년 4월부터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한 5개의 이정표(milestone)를 채택했다.

<표1: 각 이정표별 목표>

IMO의 에너지 효율 개선을 위한 규제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운송에서 가장 큰 온실가스 배출원은 연료이다. 이에 IMO는 선박의 건조 및 운항 시 연료의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기 위해 아래의 3개의 규제방안을 도입했다.

해상운송의 미래 : 대체 연료의 발굴
선박/해운의 친환경성을 도모하기 위해 주로 투자되는 영역은 대체 연료의 발굴이다. 대체 연료의 중장기 효율성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상존한다. 주요 대체 연료의 종류 및 각 연료에 대한 전문가 의견은 아래와 같다.

탄소세 도입여부 검토
2022년 선박의 탄소배출 감축에 관한 IMO 실무그룹은 중기 탄소배출 감축 목표에 관해 “기술 및 가격 요소를 모두 통합하는 중기 조치를 추가로 개발하기로 합의했다”라고 언급했다. 이의 일환으로 IMO 실무그룹은 탄소세의 도입에 대해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탄소세는 연료의 탄소 함량에 따라 부담금이 부과되기 때문에 선박 관리사가 직접 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연료를 선택하므로 해운업에 적합하다.
한편, 회계 및 컨설팅 전문그룹 KPMG는 탄소세는 잘 확립된 세금 징수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어 새로운 인프라의 구축이 필요하지 않아 빠른 도입이 가능하며, IMO의 운영자금을 확충해 저탄소 또는 제로 탄소에 기여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선박 관리사 측의 반박으로 난항이 예상된다. 특히 GSF(Global Shippers Forum)는 탄소세는 결국 선박 관리사로부터 화주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2020년 초 초저유황연료를 도입했을 때 이와 유사하게 화주들이 선주에게 더 높은 금액을 지급한 바 있다.
시사점
그린 시대의 선박 운송 미래는 해운 클러스터에 이윤이 되는 제도 및 연료의 개발에 달려있다. 트래볼로스 UGS(그리스선주연합) 회장에 따르면 그리스 선주들은 세계 평균(10.28년)보다 짧은 선박 수명(9.99년)을 유지하면서 에너지 효율이 높은 새로운 선박과 환경친화적인 장비에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고 하며, UGS는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환경을 보장하는 정책을 지지하고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친환경 선박 운송은 2050년까지 업계의 주요 관심사일 것으로 한국기업은 선박에 요구되는 각종 규제에 대응하며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해운 산업이 녹색 해운 산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기술이 부족한 중국 조선소보다 우위를 점해 대형 선주들의 발주처 전환을 모색할 수 있다. 또한 한국의 AI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과 협업해 선박의 효율적인 모니터링 기술을 개발하는 등 디지털 전환을 통한 신규 기회를 포착할 수 있을 것이다.
자료: UNCTAD, UGS, EU Transport in Figures, Statistical Pocketbook 2021, Clarksons Research Data, IMO 및 KOTRA 아테네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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