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식품기업 105개사, 내년 초 4400여 개 식품가격 인상 예고...원인은 물가상승
식용유, 밀가루 등 식품의 소비자물가지수는 2020년 대비 급증하는 반면 가계 소득 증가는 더딜 전망
일본 소비자, 올해 향후 '불황형 가격 가성비' 및 '시간 가성비' 제품에 주목... 성공적인 일본 시장 진출을 위해선 소비자에게 가치를 줄 수 있는지 고민해야
최근 일본에서는 내년 밥상 물가가 올해보다 크게 오를 것이라는 보도가 속속 나오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2022년 12월 일본 시장조사 전문기관 제국데이터뱅크(TDB)가 일본 증권시장에 상장한 주요 식품기업 105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가격개정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11월 말 시점에 2023년부터 가격인상을 앞둔 식품 품목 수는 총 4425개로 올해 10월 6699개 품목 가격 인상 이후 가장 큰 규모일 것으로 전망되었다.
<2022년, 2023년 식품가격인상(11.30. 기준) 계획 품목 수>

이러한 일본의 식품물가 고공행진은 일본 총무성이 매월 발표하고 있는 월별 소비자물가지수에서도 드러난다. 2020년 평균 물가를 100으로 가정하였을 때 2022년 10월 기준 전체 물가는 3.7% 상승한 반면, 식품 물가는 전체의 2배에 가까운 107.1%까지 증가하였다.
<2021년 이후 일본 월별 소비자 물가 추이>

밥상 물가의 상승원인은 원재료・에너지・인건비・물류비 가격 상승, 엔저 심화
밥상 물가가 올라간 첫 번째 이유는 원재료 가격의 상승이다. 일본 총무성의 2020년 이후 소비자물가 추이를 통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밀가루, 식용유 품목을 보더라도 원재료 가격이 얼마나 상승하였는지 알 수 있다.
밥상 물가가 올라간 첫 번째 이유는 원재료 가격의 상승이다. 일본 총무성의 2020년 이후 소비자물가 추이를 통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밀가루, 식용유 품목을 보더라도 원재료 가격이 얼마나 상승하였는지 알 수 있다.
<밀가루, 식용유의 소비자 물가지수 추이(2020년=100)>

두 번째는 엔저현상이다. 올해 3월부터 미-일 간 금리차로 엔화의 약세가 두드러지면서 수입물품을 중심으로 가격이 크게 올랐다. 달러-엔 환율은 3월 경 110엔대에서 150엔대까지 치솟으면서 일본 내 물가 급등의 원인으로 작용하였다.
<원-엔 환율 추이>

또한 일본 최저임금 상승, 트럭 드라이버 부족, 가솔린 등 에너지 가격 상승도 식품 가격 상승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광열비, 등유, 휘발유의 소비자 물가지수 추이(2020년=100)>

인플레 수당 등으로 실질임금 감소를 보전하는 경우는 소수...가계의 실질 소득증가는 더딜 전망
이렇듯 물가상승으로 가계의 지출은 늘어나는 반면, 가계의 실질임금 증가속도는 더딜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1월 일본의 시장조사기업 제국데이터뱅크가 일본의 대중소기업 1248개사를 대상으로 수행한 조사에 따르면, 조사기업의 12.3%에 해당하는 153개사가 물가상승에 대응하기 위한 인플레이션 수당을 직원들에게 지급하였거나 지급할 예정이라고 답변하였다.
이렇듯 물가상승으로 가계의 지출은 늘어나는 반면, 가계의 실질임금 증가속도는 더딜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1월 일본의 시장조사기업 제국데이터뱅크가 일본의 대중소기업 1248개사를 대상으로 수행한 조사에 따르면, 조사기업의 12.3%에 해당하는 153개사가 물가상승에 대응하기 위한 인플레이션 수당을 직원들에게 지급하였거나 지급할 예정이라고 답변하였다.
<日기업 1248개사 대상 인플레이션 수당 지급 설문결과>

한편, 여전히 대부분의 기업은 인플레이션 수당 등을 통한 실질 급여 손실보전을 실시하지 않았거나 소극적이다. 제조나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원가가 상승했지만 이 상승분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하지 못하고 있어 수당지급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일본에서는 물가상승이 근로자의 임금인상으로 이어지는 것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바, 가계의 실질소득 인상에는 시간이 필요해보인다.
일본 가계 소비트렌드는 '가성비'로... 2000년대 型 절약지향 소비로 돌아가나
그렇다면, 일본의 가계 소비 트렌드는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까? 복잡다난한 가계의 경제활동을 예측하는 것은 분명 쉬운 일은 아니지만 과거 일본의 소비 트렌드를 나타내는 몇가지 키워드를 참고로 소개해보려 한다. 1990년대 초 버블이 꺼진 이후, 일본 사회는 '잃어버린 OO년'이라는 저성장기로 들어섰다. 일본의 경제 전문지 닛케이 마케팅 저널(이하 닛케이MJ)이 매년 발표하고 있는 올해의 히트상품 순위를 보면, 가격인하 시대가 본격화 된 것은 2000년 전후다. 동 사의 MJ1998년부터 2010년대까지는 일본의 잃어버린 10~20년 기간 동안 반값 OOO, 100엔OOO, 저가격OOO 등의 상품이 매년 히트상품으로 등록되었다.
일본 가계 소비트렌드는 '가성비'로... 2000년대 型 절약지향 소비로 돌아가나
그렇다면, 일본의 가계 소비 트렌드는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까? 복잡다난한 가계의 경제활동을 예측하는 것은 분명 쉬운 일은 아니지만 과거 일본의 소비 트렌드를 나타내는 몇가지 키워드를 참고로 소개해보려 한다. 1990년대 초 버블이 꺼진 이후, 일본 사회는 '잃어버린 OO년'이라는 저성장기로 들어섰다. 일본의 경제 전문지 닛케이 마케팅 저널(이하 닛케이MJ)이 매년 발표하고 있는 올해의 히트상품 순위를 보면, 가격인하 시대가 본격화 된 것은 2000년 전후다. 동 사의 MJ1998년부터 2010년대까지는 일본의 잃어버린 10~20년 기간 동안 반값 OOO, 100엔OOO, 저가격OOO 등의 상품이 매년 히트상품으로 등록되었다.
<1990년대 후반 ~ 2010년까지 일본 소비의 주류였던 불황형 소비>

이와 같은 불황형 소비의 트렌드가 바뀌기 시작한 것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부터다. 이 사건을 기준으로 소비자의 의식은 가격중심 소비에서 가치중심 소비로 변화하였다. 저가 이자카야(일본식 선술집)엔 고객의 발길이 뜸해지고 불황형 상품의 대명사인 유니클로도 '염가'보다 '가치'에 중점을 둔 전략을 펴기 시작했다. 2010년 이후에는 불황형 소비와 관련된 키워드가 크게 줄어들고 그 자리를 코토 소비(コト消費·experiential consumption,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입한 것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 경향)이 소비 추세의 상위권을 차지하였다. 소비자가 부담할 수 있는 가격범위를 양보하는 대신, 질적인 부분을 추구하면서 무조건 값 싼 제품을 추구하는 것보다 본인에게 가치를 주는 제품이나 스포츠, 영화, 이벤트 등 친구나 지인들과 함께 보내는 즐거운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가 주류를 차지한 것이다.
<2010년대 일본 코토소비의 등장>

그리고 코로나19 이후 올해의 MJ 히트상품 순위에는 '코스파&타이파'라는 단어가 등재되었다. 코스파는 한국어로 '가격 대비 성능'에 해당하는 단어이며, 타이파는 '시간 대비 효율'이라는 뜻이다. 특히 주목해야할 것은 '타이파'다. '코스파'는 사실 상당히 오랜기간 일본 소비자가 중시하는 가치였지만, 이번에는 소비하는 시간에 대한 효과 대비 높은 만족도를 추구하는 경향이 표면위로 부상하였다. 일본 식품 바이어 O사는 후쿠오카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타이파'가 부상한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해 집에서 요리를 만들게 되면서 요리시간을 단축하거나 동시에 여러가지 음식을 만들기 위해 요리 과정을 자동화하는 수요가 늘어난 것이 이유일 것이다."라고 답변하였다. 어느쪽이든 여기서, 미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 직면한 일본 소비자들은 가격만큼의 가치가 있는지를 따져보는 깐깐함이 더욱 높아질 것임을 알 수있다.
시사점
올해 일본에서는 기록적인 고물가 현상으로 소비침체가 우려되는 가운데 일본 정부는 여러 물가 대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원재료 등 수입물가 인상, 엔저현상 등 근본적인 원인이 해결되지 않는 한 일본 내에서 절약 지향적인 소비자가 다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불황형 소비 트렌드 아래에서는 ① 가격 이상의 가치를 소비자에게 줄 수 있는 상품(프리미엄) 이거나 ② 대량생산 공산품 등 일상적인 용품에서는 일본 현지어로 '코스파', '타이파'가 좋은 제품이 바이어와 소비자의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전자의 경우 비싸더라도 심리적 만족(한류 등), 건강기능성, 시간단축의 기능을 가진 상품이 수출에 유리할 것이며 후자의 경우 가격경쟁력 확보가 관건이다. 앞으로 수입물가 상승에 바이어의 가격 민감도가 커질 수 있는 만큼, RCEP 등 활용가능한 관세제도를 적극 검토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자료: 일본 총무성, 미츠비시UFJ, 제국데이터뱅크, 닛케이 MJ, KOTRA 후쿠오카 무역관 자료 종합
<내용 출처 : ⓒ KOTRA & KOTRA 해외시장뉴스>
시사점
올해 일본에서는 기록적인 고물가 현상으로 소비침체가 우려되는 가운데 일본 정부는 여러 물가 대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원재료 등 수입물가 인상, 엔저현상 등 근본적인 원인이 해결되지 않는 한 일본 내에서 절약 지향적인 소비자가 다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불황형 소비 트렌드 아래에서는 ① 가격 이상의 가치를 소비자에게 줄 수 있는 상품(프리미엄) 이거나 ② 대량생산 공산품 등 일상적인 용품에서는 일본 현지어로 '코스파', '타이파'가 좋은 제품이 바이어와 소비자의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전자의 경우 비싸더라도 심리적 만족(한류 등), 건강기능성, 시간단축의 기능을 가진 상품이 수출에 유리할 것이며 후자의 경우 가격경쟁력 확보가 관건이다. 앞으로 수입물가 상승에 바이어의 가격 민감도가 커질 수 있는 만큼, RCEP 등 활용가능한 관세제도를 적극 검토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자료: 일본 총무성, 미츠비시UFJ, 제국데이터뱅크, 닛케이 MJ, KOTRA 후쿠오카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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